영-시

북성로의 시선을 담아 직접 제작하는 사진집 워크숍 | 《반드시 느리게 걸을 것》

안녕하세요. 대구 북성로에 위치한 독립출판 서점 ‘더 폴락’입니다. 서점을 운영하며 독립출판물과 디자인 상품, 음반 등을 소개하고, 공연, 모임, 워크숍, 토크 등 책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더 폴락 전경

Q. 《반드시 느리게 걸을 것》은 어떤 행사인가요? 처음 열리는 행사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 년 전, 각자가 북성로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모아 하나의 매거진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북성로를 탐방해 볼 수 있는 지도를 만들었고 매거진의 한 챕터를 좀 더 확장하여 『북성로 맵시』라는 북성로 어르신들의 패션 사진집을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후속 프로그램이 딱히 없었는데, 그 사이 건물이 허물어지고 아파트가 올라가기도 하며 풍경이 많이 바뀌었어요. 북성로에 꽤 오래 있으면서 기록해놓으면 좋겠다 싶었던 풍경들이 많았는데 그게 조금씩 사라져서 아쉬움이 많아요. 그래서 이번에 ‘어반 그레이드’ 사업에 참가하면서 다시 북성로를 관찰하고 사진으로 담는 사진집 제작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했고, 취지나 맥락이 비슷하여 똑같이 《반드시 느리게 걸을 것》이라는 이름으로 정했습니다.

《반드시 느리게 걸을 것》 무영당에서 이준식 사진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Q. 이번에 무영당이라는 공간을 처음으로 활용하시는데 이곳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무영당은 민간 자본으로 만들어진 대구 최초의 근대 백화점이었다고 합니다. 1923년 서점으로 시작했다가 1937년 백화점으로 확장해, 여러 예술인들이 교류하는 공간이자 창작물을 발표하는 공간으로 사용했대요. 작년에 대구도시공사에서 무영당을 매입하여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프로젝트인 ‘어반 그레이드’라는 공모 사업을 개최했습니다. 무영당이 예술인들이 교류하고 창작물을 발표하는 공간이였다는 점이 저희와 공통된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사업에 지원했습니다. 다행히 선정되어 대구의 여러 단체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이번 《반드시 느리게 걸을 것》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이번에 진행하는 《반드시 느리게 걸을 것 2022》는 사진집 제작 워크숍입니다. 2주간 사진촬영부터 편집, 디자인까지 모두 직접 해볼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아무래도 기존의 책방이나 기타 다른 공간에서 진행했던 워크숍은 단순 호기심으로 참가를 하기에는 회차가 많고 콘텐츠가 없어 중도 포기하는 분이 꽤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전체적인 과정을 빠르고 쉽게 경험해 볼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가볍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 같이 북성로를 느리게 산책하며 각자 사진을 찍고, 보정과 편집한 후 인디자인 프로그램으로 책의 형태로 만들고 인쇄까지 해서 작은 사진집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반드시 느리게 걸을 것》 행사 진행 사진, 북성로를 거닐고 있는 워크숍 참가자들

Q. 이번 포스터는 예전과는 다르게 멋진 사진을 사용하셨는데요.

포스터는 이준식 작가님의 사진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사진 파트 강의를 준식 작가님이 하기도 하고, 평소 대구 여러 곳을 다니며 도시를 재발견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시다보니 저희가 하는 프로그램 취지와도 맞아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걷는 북성로와 사진기를 들고 걷는 북성로는 많이 다를테니까요! 이준식 작가님은 처음 사진 엽서를 책방에 입고하면서 알게 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 없고 조용한 편이라 당시에는 누군지 딱히 존재를 몰랐던 것 같아요. 이후 저희가 매년 진행하는 독립출판 페스티벌 《아마도 생산적 활동》에 참가하기도 하고, 《대책마련》이라는 대구 책방, 제작자 모임에 함께 하면서 친분을 쌓게 되었습니다. 작업은 《아마도 생산적 활동》의 현장 사진을 찍어주면서 처음 같이 하게 된 걸로 기억을 합니다. 저희가 만든 『북성로 맵시』, 『우리의 문장은』 등의 사진을 맡아주시기도 했고, 곧 만들 책의 사진도 이준식 작가님이 맡아주실 예정입니다.

《반드시 느리게 걸을 것》 행사 알림 포스터
사진: 이준식

독립출판 서점 더 폴락

대구시 중구 성내 2동 경상감영1길62-5


사진 제공: 더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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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구민호 2022.03.31.